단순·고급·적격 전자서명의 차이: 어떤 서명이면 충분할까?

EU eIDAS의 세 등급을 쉬운 말로 풀고, QuoteBill의 단순 전자서명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어떤 계약에 단순 전자서명으로 충분하고 어떤 문서에 다른 방식이 필요한지, 한국·일본·독일 법의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세 가지 등급, 한 가지 원칙

EU의 eIDAS 규칙(EU 제910/2014호)은 전자서명을 세 등급으로 나누고, 이 이름은 유럽 밖에서도 널리 쓰입니다. 단순 전자서명은 서명하려는 사람이 문서에 붙여 서명에 쓰는 전자적 데이터라면 무엇이든 해당합니다(제3조 제10호). 이름을 입력하거나, 손으로 선을 긋거나, “동의합니다” 버튼을 누르는 것이 모두 여기에 들어갑니다. 고급 전자서명은 여기에 더해 제26조의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서명자와 유일하게 연결되고, 서명자를 식별할 수 있으며, 서명자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데이터로 만들어지고, 서명 뒤 문서가 바뀌면 그 사실을 알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적격 전자서명은 고급 전자서명 가운데 적격 서명생성장치로 만들고 신뢰서비스 제공자가 발급한 적격 인증서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제3조 제12호). 제25조는 등급마다 무게를 정합니다. 전자적 형태라거나 적격 전자서명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나 증거능력이 부인되지는 않지만(제25조 제1항), 자필 서명과 동등한 효력은 적격 전자서명에만 인정됩니다(제25조 제2항).

QuoteBill의 서명은 어디에 해당하나

QuoteBill이 만드는 것은 감사 기록이 남는 단순 전자서명입니다. 적격 전자서명이나 고급 전자서명은 아니며, QuoteBill은 서명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보낸 사람이 전달한 링크와 액세스 코드가 사용된 사실을 기록하고, 보낼 때 고정된 본문에 SHA-256 문서 지문을 붙이며, 모든 기록을 바로 앞 기록의 해시로 이어 두고, 서명 확인서를 발급합니다. 이 확인서는 QuoteBill 자체의 기록이지 신뢰서비스 제공자가 발급한 인증서가 아니고, 확인서에 적힌 시각도 QuoteBill 데이터베이스의 시계에서 온 것이지 적격 타임스탬프가 아닙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한국: 등급 없이 하나의 원칙

한국의 전자서명법은 서명을 등급으로 나누지 않습니다. 전자서명은 전자적 형태라는 이유만으로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않고(제3조 제1항), 법령의 규정이나 당사자 간의 약정에 따라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의 방식으로 전자서명을 선택한 경우에는 그 효력을 가집니다(제3조 제2항). 그러니 계약 상대방과 전자서명으로 계약하기로 정해 두면, 그 전자서명은 제3조 제2항에 따라 서명으로서의 효력을 가집니다. 현행 제3조에는 특정 방식의 전자서명에 특별한 효력을 주는 등급이 없으므로, 분쟁이 생겼을 때 서명이 무엇을 증명하는지는 결국 뒷받침하는 증거에 달려 있습니다.

도장이나 직인 이미지를 올려 서명할 수도 있지만, 올린 이미지는 도장을 찍은 그림일 뿐 등록된 인감이나 인감증명서가 아니며 QuoteBill은 그 도장을 확인하지 않습니다. 근로조건을 적은 서면은 전자문서로도 교부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단순 전자서명으로 충분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

법이 방식을 정하지 않은 일상적인 사업상 계약이라면 당사자가 방식을 고를 수 있고, 용역·물품 공급·프리랜서·비밀유지 계약의 대부분은 증거가 잘 남는 단순 전자서명으로 체결됩니다. 반면 법이 서면, 증인, 공증이나 적격 전자서명을 요구하는 문서에는 단순 전자서명으로 부족합니다. 전체 목록이 아닌 예시입니다.

  • 보증: 보증의 의사가 전자적 형태로 표시된 경우에는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428조의2 제1항 단서). 다만 보증인이 자기의 영업이나 사업으로 작성한 전자문서는 서면으로 봅니다(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 제2항). 독일에서도 보증 의사표시를 전자 방식으로 할 수 없습니다(독일 민법 제766조).
  • 유언: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민법 제1066조). 일본과 독일도 자필 유언을 손으로 쓰도록 정합니다.
  • 부동산: 독일에서는 토지를 이전하는 계약에 공증이 필요하고(독일 민법 제311b조), 많은 나라가 등기나 공증 같은 절차를 더 요구합니다.
  • 근로(독일): 근로관계를 끝내는 해지 통지와 합의에는 서면이 필요하고 전자 방식은 배제되며(독일 민법 제623조),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기간 약정에도 서면이 필요합니다(독일 단시간·기간제근로법 제14조 제4항).

일본: 누가 서명 조치를 하는가

일본 전자서명법 제2조 제1항은 전자서명을 그 정보가 조치를 한 사람이 작성한 것임을 보여 주고 정보가 바뀌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조치로 정의합니다. 제3조는 필요한 부호와 물건을 적정하게 관리함으로써 본인만 할 수 있는 전자서명이 된 전자 기록에 한해 진정하게 성립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서명자가 자기 인증서로 서명하는 서비스를 当事者型(당사자형), 서비스 사업자가 이용자의 지시에 따라 자기 서명 키로 서명하는 서비스를 事業者署名型(사업자 서명형) 또는 立会人型(입회인형)이라고 부릅니다.

일본 정부의 Q&A(제2조 관련 2020년 7월 17일, 제3조 관련 2020년 9월 4일, 2024년 1월 9일 개정)는 사업자 서명형 서비스도 이용자 본인의 전자서명이 될 수 있고, 이용자와 사업자 사이의 과정과 사업자 내부의 과정이 모두 충분한 고유성(예: 2요소 인증)을 갖추면 제3조의 추정을 받을 수 있되, 개별 사건에서는 법원이 판단한다고 설명합니다. QuoteBill은 이 추정을 주장하지 않습니다.

독일: 서면 방식, 전자 방식, 텍스트 방식

독일에서 법이 서면 방식을 요구하면 문서에 직접 손으로 서명해야 합니다(독일 민법 제126조 제1항). 법에 달리 정함이 없으면 전자 방식으로 대신할 수 있는데(제126조 제3항), 여기서 전자 방식이란 적격 전자서명을 뜻합니다(제126a조). 텍스트 방식(제126b조)은 읽을 수 있는 의사표시를 지속 가능한 매체에 담고 표시한 사람을 밝히기만 하면 되므로 단순 전자서명으로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끼리 서면 방식을 약정한 경우에는 다른 의사가 없는 한 통신 수단으로 전송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제127조 제2항).

문서에 맞는 등급 고르기

계약서의 종류와 그 계약에 적용되는 나라의 법을 기준으로 등급을 고르세요. 확실하지 않으면 그 나라와 그 문서를 아는 법률 전문가에게 문의하세요. QuoteBill이 서명을 어떻게 기록하고 누구나 서명된 계약서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는 QuoteBill 전자계약의 원리 가이드에 정리했습니다.

  • 감사 기록이 남는 단순 전자서명: 법이 방식을 정하지 않은 일상적인 사업상 계약. 용역, 물품 공급, 프리랜서, 비밀유지 계약 등.
  • 고급 또는 적격 전자서명: 법이나 상대방이 서명자를 식별하는 서명을 요구하는 경우, 또는 법이 요구하는 서면 방식을 전자적으로 대신해야 하는 경우(독일 민법 제126a조).
  • 전혀 다른 방식: 유언, 공증이 필요한 계약, 개인이 서는 보증 등 위에서 든 문서.

참고 자료

무료 견적서·청구서·영수증 양식 225종